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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2025년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생존을 위해 최소 2,000억 원의 신규 운영자금 확보 또는 새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솔직히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어릴 적 홈플러스 지하 에슐리에서 생일 밥을 먹던 기억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직접 춘천점에 가봤는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생각보다 훨씬 씁쓸했습니다.
기업회생절차, 지금 홈플러스는 어느 단계인가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기업회생절차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거나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진 기업이 법원의 감독 아래 사업을 계속하면서 채무를 조정·상환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파산 직전의 기업이 마지막으로 숨을 고르는 법적 장치입니다.
문제는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는 점입니다. 이 결정이 확정되면 홈플러스는 곧바로 파산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인수자를 찾거나, 외부에서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는 것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아 보입니다(출처: 서울회생법원).
모회사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 수년간 매각을 시도했지만 끝내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가 갑자기 터진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도 뉴스를 꾸준히 챙겨봤는데, 매각 시도가 반복될 때마다 "이번엔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게 후회될 정도입니다.
- 2025년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
- 이후: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 사실상 파산 위기 국면
- 생존 조건: 2,000억 원 이상 신규 자금 확보 또는 새 인수자 확정
- 모회사 MBK파트너스의 거듭된 매각 시도, 결국 실패
춘천점 진열 실태, 직접 가서 본 현장
제가 직접 춘천점에 가본 건 행사 기간에 맞춘 주말 일요일이었습니다. 항상 신호수가 붙어 있던 주차장이 두 칸을 혼자 써도 될 만큼 텅텅 비어 있었고, 그 순간 마음이 좀 내려앉았습니다.
매장 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진열 방식이었습니다. 쇼케이스 앞줄은 채워져 있었지만, 뒤쪽을 들여다보면 상품이 한 개도 없는 칸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이른바 '페이싱(facing)' 기법인데, 페이싱이란 진열대 맨 앞줄만 채워 매대가 꽉 찬 것처럼 보이게 하는 진열 기술입니다. 멀리서 보면 그럴듯하지만, 조금만 가까이 서면 뒤가 완전히 비어 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와인 코너는 원래 다양한 가격대와 산지별로 나뉘어 있었는데, 지금은 4,900원짜리 동일 제품이 한 줄에 반복해서 꽂혀 있었습니다. 과자 코너도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인 PB(Private Brand) 상품 위주로만 채워져 있었고, 원래 메인 코너를 차지하던 외부 브랜드들은 거의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PB 상품이란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기획·생산한 상품을 뜻하는데, 발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재고가 부족할 때 자주 활용됩니다.
그나마 신선식품 코너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육류와 채소, 과일은 신선하게 유지되고 있었고 대부분 할인이 적용 중이었습니다. 다만 멤버십을 가입해야만 할인가가 적용되는 구조여서, 솔직히 이건 좀 반감이 들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할인을 미끼로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 흔쾌하지는 않았습니다.
유통업계 경쟁 구도, 홈플러스 이탈 이후가 더 문제다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가 오프라인 대형마트 시장을 나눠 갖던 구도는 소비자에게 꽤 이로운 구조였습니다. 세 브랜드가 서로 가격과 품질, 서비스를 경쟁하면서 할인 행사도 잦았고, 상품 구성도 다양하게 유지됐습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과점(oligopoly) 시장이지만, 셋이 경쟁하는 과점은 사실상 소비자 후생을 꽤 높여주는 구조입니다. 과점이란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형태인데, 기업 수가 많을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 혜택이 커집니다.
홈플러스가 이 구도에서 이탈하면 이마트 독주 체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쿠팡, 네이버쇼핑 같은 온라인 채널이 있어서 이마트가 배짱 장사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신선식품이나 즉석조리 식품처럼 직접 눈으로 보고 사야 하는 카테고리에서는 경쟁 압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제 경험상, 대형마트 세 곳을 돌며 가격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장보기의 하나의 즐거움이었는데 그게 없어진다는 게 벌써부터 아쉽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형마트 업태 전체의 매출은 2019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온라인 식품 시장으로의 구매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출처: 통계청). 홈플러스의 위기는 단순한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태 전반이 처한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직원 대책, 1만 2천 명의 생계가 걸려 있다
홈플러스가 파산으로 이어질 경우, 전국 매장에서 근무 중인 직원 약 1만 2천여 명이 대량 실직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매장을 내 일처럼 묵묵히 지켜온 분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되는 상황인데, 제가 춘천점에 갔을 때도 직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매대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괜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문제는 정보 공백입니다. 현장 직원들이 본사로부터 아무런 공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지, 고용보험 처리는 어떻게 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출근을 이어가는 분들이 많다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용보험이란 실직 시 생활 안정을 위한 실업급여와 재취업을 지원하는 사회보험 제도로, 기업 파산 시 우선변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절차가 지연되면 수급 시점이 크게 늦어질 수 있습니다.
납품업체들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미수금 회수가 어려워지면 중소 협력업체들의 연쇄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규모의 파장이면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직급여 선지급 체계를 가동하거나, 공청회를 통해 직원들이 궁금증을 해소하고 재취업 연계까지 이어지는 구체적인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회사가 살고 죽는 것보다, 이미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장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홈플러스 폐점 예정 매장은 어디어디인가요?
A.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과정에서 수익성이 낮은 일부 점포를 정리 대상으로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폐점 목록은 공식 발표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됩니다. 춘천점과 합정점처럼 '폐점 대상이 아니다'라고 알려진 매장도 신규 발주가 줄어든 상태이므로, 가까운 매장의 운영 상태를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게 현실적입니다.
Q.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되면 어떻게 되나요?
A.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되면 법원은 파산 선고 절차로 넘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파산관재인이 자산을 매각해 채권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정리가 이루어집니다. 직원 임금과 퇴직금은 법적으로 최우선 변제 대상이지만, 실제 지급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고용보험 실업급여 신청 등 개인적인 대비가 필요합니다.
Q. 홈플러스 멤버십 포인트나 상품권은 어떻게 되나요?
A. 현재까지 멤버십과 상품권은 정상 사용이 가능하지만, 파산이 확정되면 잔여 포인트나 미사용 상품권의 환불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보유하고 계신 상품권이나 포인트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빠르게 사용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홈플러스가 없어지면 대형마트 시장은 어떻게 바뀌나요?
A.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양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 쿠팡·네이버쇼핑 등 이커머스가 오프라인 마트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 이마트가 단독으로 시장을 독점하기는 어려운 환경입니다. 다만 신선식품 등 오프라인 직접 구매가 필요한 카테고리에서는 소비자 선택지가 실질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결론
홈플러스는 10대부터 70대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 브랜드였습니다. 저처럼 어릴 적 에슐리 생일 밥을 먹고, 고기를 사러 가고, 당당 치킨 줄을 서던 기억이 있는 분들에게 이 뉴스는 단순한 유통업체 하나의 부도가 아닙니다. 그래서 더 직접 가보고 싶었고, 가서 본 현실이 더 씁쓸했습니다.
지금 당장 홈플러스 매장을 이용하신다면, 신선식품 코너 위주로 살펴보시고 포인트나 상품권은 서둘러 소진하시는 게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되든, 현장 직원들의 생계와 납품업체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적 관심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기업이 사라지는 건 막을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사람까지 버려지는 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